"젊은 심근경색환자 74%가 '골초'"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서울 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치료받은 30~40대 젊은 심근경색 환자의 74%가 하루에 최소 1갑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헤비스모커(골초)'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 홍범기 교수팀은 지난 2년간 응급실을 찾은 급성심근경색 환자 2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3.5%(62명)의 환자가 30~40대 젊은 층으로, 이 중 74.2%(46명)는 적게는 10갑년 이상 담배를 피운 '골초'로 분석됐다고 10일 밝혔다.
흡연량을 나타내는 '갑년'은 하루 흡연량에 전체 흡연기간을 곱한 것으로, 하루 3갑씩 20년간 흡연했다면 60갑년이 된다.
30~40대 젊은 급성심근경색 환자들의 흡연 경력은 40갑년 이상이 30.6%(19명)로 가장 많았다. 30~39갑년 21.0%(13명), 10~19갑년 14.5%(9명), 20~29갑년 8.1%(5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10갑년 미만은 3.2%(2명)에 불과했다.
전체 조사대상자 중에는 60갑년~100갑년 흡연을 한 경우도 6.5%(4명)에 달했다. 이 정도라면 흡연 기간을 20년으로 봤을 때 하루 평균 3~5갑 정도 담배를 피운 셈이다.
반면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고혈압과 당뇨 유병률은 30~40대에서 각각 38.7%(24명), 22.6%(14명)로 흡연보다 비교적 낮았다. 이에 비해 50대 이상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흡연 52.0%(105명), 고혈압 51.0%(103명), 당뇨 30.2%(61명) 등의 순으로 유병률이 높았다.
심근경색의 대표적 위험요인으로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성인질환과 함께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의 좋지 않은 생활습관이 꼽힌다. 특히 30~40대 젊은 환자는 고령자보다 성인질환의 빈도가 비교적 낮은 만큼, 흡연이 가장 치명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이는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이 혈관의 탄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내피세포를 파괴하고 혈액응고를 촉진하는 등 심근경색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흡연 때 흡입되는 일산화탄소가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체내에 산소 부족 현상을 일으켜 심장의 과부하를 초래, 심근경색의 단초가 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홍범기 교수는 "일반적으로 담배를 하루 한 갑 정도 소비하는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여성은 6배, 남성은 3배 이상 심근경색의 위험이 크다"면서 "특히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 등 성인질환을 앓고 있거나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서둘러 금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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