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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보, 세입자 고독사 시 원상 복구비용 보장상품 판매고독사 통계 없고 사회적 관심 적어…일본은 비교적 활발

혼자 사는 가구가 늘면서 고독사(홀로 맞이하는 죽음)도 증가하고 있지만, 관련 보험상품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3년 1271명이었던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7년 2010명으로 늘었고, 작년에는 상반기에만 1260명이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고독사 보험인 DB손해보험(005830)의 ‘임대주택 관리비용 보험’은 2017년 3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딱 1건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험 상품은 세입자가 고독사나 자살, 살인 등으로 사망할 때 발생하는 임대료 손실, 현장 원상 복구비용 등을 보장한다. 가입 대상자는 주택임대사업자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개인이 가입하리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전세임대주택을 운영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대상으로 출시한 상품이었다"며 "그런데 예상만큼 LH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 고독사에 관한 정식 통계는 없고 무연고 사망자 수로 가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무연고 사망자 수는 9446명이었다.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3년 1271명, 2014년 1379명, 2015년 1676명, 2016년 1820명, 2017년 2010명, 2018년 상반기까지 126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는 거주지나 병원 등에서 사망했으나 유가족이 없거나 유가족이 시신 인수를 거부해 사망 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시신을 처리한 사람들을 말한다.

고독사 보험에 가입한 곳은 대구광역시 수성구청으로, 수성구청은 작년 6월 지자체에 혼자 사는 노인에 대한 복지 강화를 위해 이 보험에 가입했다. 수성구청은 고독사 위험군 가구 600곳을 선정해 지자체 예산으로 이 보험을 가입했다. 최근 지자체들은 3억~4억원 가량의 자체 예산으로 시민 복지 강화를 위해 시민안전보험 등을 가입한다.

DB손해보험은 "지자체가 시민 복지를 위해 가입하는 시장 규모는 작지만 차차 늘어가는 추세"라며 "처음 상품을 개발할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지자체가 가입해 최근엔 이 쪽으로 판매 방향을 돌렸다"고 했다.

당장 관심은 적지만 보험 전문가들은 고독사 관련 보험상품 필요성이 점차 커질 것으로 봤다. 이혼이나 졸혼 등으로 가족 해체 사례가 늘고, 아예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비혼(非婚)족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2006년 20.7%에서 2017년 27.9%로 늘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고독사 관련 통계가 완전치 않지만 우리보다 앞서 고독사가 증가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인구·가구 구조 변화로 고독사 증가는 불 보듯 뻔한 일이고, 이는 곧 주택 임대업자에게 위험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본은 핵가족화와 고령화가 진전되던 1970년대부터 고독사란 용어가 사용됐고 2000년대 들어서부터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16년 일본에서 발생한 고독사가 1만7433건이었다. 일본의 고독사 관련상품은 아이아루 소액 단기보험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고독사가 일어난 방의 원상회복 비용에 최대 100만엔을 지급하고, 사고 후 1년간 임대료 하락 손실에 대해 최대 200만엔을 보상한다. 보험료는 가구당 3300엔 수준이다. 이 상품의 2015년 9월 기준 판매 건 수는 1만8000여건이었다.

그 외에도 닛세이 동화손해보험과 미쓰이해상화재보험 등 대형보험사들도 화재보험에 특약 형식으로 고독사 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방의 아래·위층에 대한 보상도 함께 제공한다. 도쿄해상은 2015년부터 고독사로 인해 2년간 임대료가 떨어지는 데 따른 피해를 보상하는 고독사 보험을 팔고 있다.